입원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
수술 날짜를 받지 못했다.
같은 병실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수술을 하고 회복을 하고 계셔서
보조기를 이용해서 걸어 다니실 수 있었는데
나만 수술을 안 했고 걸어 다닐 수 없었다.
그래서 더 우울했다.
아이를 볼수없는것도, 불편한 소변줄도, 매일 씻을 수 없는 것도, 아직 치료도 못한 것도, 걸어 다닐 수 없는 것도.
모든 게 다 불편하고 우울해져 갔다.
빨리 수술을 받고 나도 회복 중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짜증이 나서 눈물이 났다.
그랬다.
병원은 오래 있으면 정신이 병들어 가는 것 같다.
8월 10일 수요일에 입원을 했고 13,14 주말.
15일 광복절이라 수술을 할 수 없었다.
긴급수술을 한다고 했는데 나는 긴급하지 않았나 보다.
16일이라도 제발 수술 좀 해달라고 했는데
수술이 너무 많아서 17일 9시에 처음으로 수술한다고 한다.
남편이 혼자 아이와 집안일을 돌봐야 했고
나는 하루에 두 번 오는 남편을 기다려야 했고
아이는 방학이라서 아빠가 없는 시간에는 혼자 집에 있어야 했다.
열 살이라서 혼자 있을 수 있지만
병원에서 홈캠을 통해 아이를 보는 동안 마음이 아팠다.
특히..
둘이 밥 먹는 모습을 볼 때 눈물이 났다.
그랬다. 병원에 있는 동안 많이 우울하고 답답했다.
사진 주의!! 🙄
나는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술을 했다.
8월 17일. 수술날
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로 향하는데
수술 침대를 끌어주시는 분이 너무 자상하고 다정했다.
그리고 수술실 앞에서 수녀님께서 기도해주셨다.
그래서 덜 무서웠다.
하반신 마취, 수면마취를 했고 나는 가로 골절이라서 핀을 박고 와이어로 고정하는 수술을 했다.
무통을 맞았지만
소용이 없었다. 많이 아프면 무통 버튼을 누르라고 했지만
누르나 안 누르나 소용이 없었고
나는 4시간만 기다렸다.
진통제를 맞을 수 있는 텀이 4시간이었기 때문에..ㅎㅎㅎ
수술은 잘 끝났고 수술 당일은 미친 듯이 아파서 4시간마다 진통제를 맞았다.
너무 아파서 소리 내서 울었다.
내 옆자리에 계셨던 인공관절 수술하신 어머니께서 내게 내일이면 괜찮다. 오늘만 참으라고 하셨다.
어떻게 잠들었는지도 모르고 끙끙 앓다가 잠이 들었다.
수술 다음날 어제보다는 덜?? 15% 정도 덜 아팠지만
아팠다.
입에서 '아야 아야'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.
옆 자리에 계신 어머니께서 내일이면 안 아플 거라고 조금만 참으라고 하셨다.
다음날이 되었는데
진짜 거짓말처럼 안 아팠다.
수술 날처럼 안 아팠다는 말이다.
그리고 움직이면 아팠지만 안 움직이면 안 아팠다.
거짓말 같았다.
수술 3일째 되면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집니다. 조금만 참으시면 됩니다.
수술하고도 첫날 응급실에서 해준 반깁스를 해야 했다.
매일 소독을 해야 해서 그런 것 같았다.
수술하고 일주일은 매일 소독을 했고 다시 반깁스를 붕대로 감아야 했는데
붕대를 감아주는 사람마다 감는 강도가 달라서 그런지 많이 불편했다.
불편하면 간호사에게 이야기하면 된다.
그런데 다시 붕대를 감는다 해도 잘 감아준다는 보장은 없다.
^^
수술 2주 후에 실밥을 풀고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지만
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아이는 개학을 했다.
등교한 지 이틀 만에
"엄마 나 마음이 너무 힘들어. 그냥 마음이 힘들어"라고 말하는 열 살 어린이 말에
담당의사 선생님께 혹시 조기 퇴원 가능한 날짜를 물어봤고
통 깁스해줄 테니 실밥은 외래 진료 보러 와서 풀라고 하셔서 4일 빨리 퇴원했다.
실밥을 풀지 못하고 조기 퇴원해서 내 오픈캐스트 깁스는 수술부위가 정말 오픈~되어있다.ㅎㅎ
오픈캐스트는 씻을 수도 있고 가려울 때 긁을 수도 있고 통기성도 좋다.
그렇지만 고정되지 않아 움직이고(나는 무릎이라서 고정된 부분이 없어서 더 움직이는 것 같다), 가볍지 않아서 일어서 있으면 발이 빨갛게 된다.
그래도 석고 통깁스 보다 휠~~~ 씬 좋은 것 같다.ㅎㅎ
이렇게 나는 17일 동안의 병원생활을 끝내고 퇴원했다.
8월 10일 입원
8월 17일 수술
8월 25일 오픈캐스트 깁스
8월 26일 퇴원
9월 2일 실밥 제거
통깁스는 6주를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
퇴원하는 날 5주만 하자고 하셨고
실밥 제거하러 외래진료를 갔던 날
잘 유지되고 있다고 4주만 하자고 하셨다.
매번 진료할 때마다 엑스레이를 찍고 상태를 확인한다.
퇴원하고 집에 와서는 목발을 짚고 화장실도 다녔고
집에 온 지 일주일 정도 지나고는 발을 땅에 대고 서서 설거지도 했다.
발 딛는 거 괜찮다고 하셨다.
통깁스 때문에 걸을 수 없고 무릎을 굽힐 수 없다고,
발을 다 땅에 대고 딛어야 무릎에 힘이 덜 들어간다고 하셨다.
9월 23일 날 오픈캐스트 풀러 간다.
드디어 다음 주다.
빨리 23일이 되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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